다문화가정 청소년범죄
- 분류 : 형사
- 작성일 : 23-08-07 20:05
- 조회 : 1,051
다문화가정 청소년범죄
"이거 정말 큰일이네..."
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너무 큰 일이 터졌다고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.
한국에 있는 다문화가정 가출 청소년들이 차량을 절도하고 판매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훔친 차로 사고까지 내서 사람이 죽은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.
(천만다행히도 사고는 크게 났지만 사람은 무사하였습니다)
경찰이 경비견까지 풀어 산을 수색하여 가출 청소년들을 체포하였고, 담당 변호사는 체포된 아이의 너무나도 앳된 모습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.
아이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고려인이었고,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부모가 이혼하였고 한국남자와 재혼한 어머니는 이복동생을 출산하여 아이에게 관심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. 막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에, 그렇게 주변 친척들과 양 부모의 집에 번갈아 기거하며, 다문화 가정 아이로서 한국 사회에도 온전히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. 오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왜 이 아이가 가출하고 방황할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습니다.
다행히 심성은 착한 아이였던지라 당시 담임 선생님을 포함한 급우들 상당수가 아이의 선처를 탄원하였고, 또 판사님들께 왜 이 아이가 가출을 하여 범죄에 연루될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하자 다행히도 이 부분을 이해해주셨습니다.
외국인의 경우 형사 처벌을 받으면 보통 추방이 되어 한국에서 살기 어렵습니다. 특히 구속이 될 정도의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. 소년이라도 중범죄라면 소년원에 가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성인들이 기거하는 감옥보다도 훨씬 힘들기도 합니다. 하지만 당 사무소는 아이가 처한 상황 및 선량한 심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, 친모는 물론 친모와 재혼한 한국인 남성분에게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서약까지 받아 제출하여, 결국 형사 처벌을 면하고 소년보호 사건으로 이 사건을 끝내게 되었습니다. 아이는 감옥에서 풀려났고 추방도 되지 않았으며 전과도 없는 상태로 가족의 품에 돌아가 다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.
한국에 있는 다문화가정의 소년들이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는 많습니다. 형사 처벌로 끝나는 것과, 소년보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. 변호인의 조력 하에 그 절차적인 부분을 잘 숙지하고 억울한 사정을 피력하여, 올바른 길로 아이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.